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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쓰기

Day 17 | 감정과 이성 사이

 상보적인 것의 우열은 없다. 감정과 이성은 서로 상보적임으로 우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성은 효율적이지만, 대상의 고유성을 무시한다. 감정은 대상의 고유성을 인정해 주지만,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즉, 감정과 이성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계몽 이후 사회는 이성을 강조한다. 산업혁명과 계몽은 효율적 의사 결정과 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개인의 특이성은 사라졌고, 사회는 물화와 소외를 낳았다. 현대 철학은 이러한 이성 중심 사회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 대안은 감정이다. 감정은 불합리에 저항하는 동기가 되고, 개인의 고유성을 되살릴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감정 과잉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감정의 정치는 참과 거짓보다는 진정성과 느낌에 중점을 둔다. 더 이상 옳고 그름을 중요시하지 않는 무책임의 정치가 성행하는 것이다. 느낌과 감정이 최우선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는 ‘나’의 생각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린다. 이에 따라, 나와 타자를 완전히 분리하는 소외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급진적인 감정 중시로 변화한 데에서 발생했다. 감정은 3000년간 멸시되어 왔다. 감정이 주목받기 시작한 기간은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100년 사이 우리는 이성 중심의 사회에서 감정 중심의 사회로 변화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과도기적인 문제이다.

 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성의 개입이 필요하다. 감정의 중요성이 급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이성의 중요도를 간과하게 되었다. 감정 과잉의 문제는 이성의 개입으로 완충될 수 있다. 숙고의 시간을 가지며 무책임의 정치를 비판할 수 있다. ‘나’의 감정만이 아닌 보편적인 잣대를 세울 수 있는 것도 이성이다. 이성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듯이 감정만을 강조할 때, 새로운 문제가 야기된다.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성의 효율성과 감정의 고유성을 적재적소에 사용되어야 한다. 최건 교수님의 표현을 모방하자면, 사회는 개념적이면서도 시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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