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4)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제 네이버에만 올릴게여 네이버 블로그로 오세여~https://blog.naver.com/sangsanghyuck Day 32 | 변하지 않는 세상, 변하는 세상 철학자들의 가장 오래된 관심사는 실체의 개념이다. 어린 날의 나를 생각해보자. 나와 그는 다른 사람일까? 모습도 다르고 생각과 가치관이 모두 다르다. 그러나 나는 그와 동일한 인물로 판단한다. 이것이 어떤 ‘실체’가 있어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실체란 무엇인가? 철학자들은 크게 두가지 의견으로 나뉜다. 첫째는 세상은 변하지 않는 실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세상의 실체는 없고, 모든 것들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변하지 않는 실체가 존재한다는 관점에서는 변하지 않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변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해야한다. ‘나’라는 실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왜 육체는 노화하고, ‘공기’의 실체는 운동하는가? 세상이 실체로 이루어져있다면 새로운 물.. Day 31 | 쓸모없는 사람 칸트는 사람을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사람은 사물에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만약 세상에 사람이 없어진다면, 망치는 ‘못 박는 도구’라는 의미를 잃어버린다. 문제는 사람이 사람을 수단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칸트는 이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수단으로 대하더라도, 목적으로도 대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목적은 인간 존재 자체를 말한다. 편의점 알바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우리는 그를 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대한다. 이때 만약 그의 인격을 무시한다면 그를 수단으로‘만’ 대한 것이다. 수단과 목적이라는 잣대는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간편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말했다. 망치.. Day 30 | 포스트모더니즘과 '나의 미카엘' 아스모 오즈의 ‘나의 미카엘’을 현대 철학을 배우고 난 뒤에 다시 읽어보았다. 전에는 단순한 로멘스 소설처럼 읽었는데, 이제보니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요 쟁점들이 산재했다. 주인공인 미카엘과 한나는 각각 이성과 감정을 대변한다. 미카엘의 세계는 완벽한 틀로 설명된다. 규칙적이고 영속적이다. 그의 언행은 언제나 합리적이고 이유를 설명 가능하다. 제 삼자가 보기에는 완벽한 남편이지만, 아내인 한나가 보기에는 선이 그어져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다. 반면 한나의 세계는 꿈으로 설명된다. 상징물과 붕괴된 문장 구조로 표현된다. 그녀는 비합리적이고 본능적이다. 독자는 그녀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감정을 공유할 수는 있다. 그만큼 솔직하고 자극적이다. 이 둘은 첫 눈에 반해 빠르게 결혼한다. 아이가 생기고 환경이 변하.. Day 29 | 공든 탑 초등학교 교재에 공든탑 문제가 나왔다. 두 돌탑이 있고, 둘 중 더 정성이 많이 들어간 공든 탑이 무엇인지 고르라는 문제였다. 하나는 수 많은 돌들로 만들어진 피라미드 형태의 돌탑이었고, 나머지는 돌을 한 줄로 세운 돌탑이었다. 네티즌들은 후자가 더 공든 탑이라고 말한다. ‘저 돌탑 만드는게 훨씬 더 힘들겠다!!’ 물론 유머로 한 말이겠지만, 나는 여기서 ‘정성’을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성은 노력의 반복이다. 정성에는 시간과 서사가 쌓이며, 영속성이 부여된다. 노력의 크기는 한 줄로 쌓은 돌탑이 훨씬 클 것이다. 그러나 공든 탑은 하루에 하나씩 수십년에 걸쳐 만들어진다. 그 결과 한 줄 돌탑은 작은 바람에도 무너지지만, 공든 탑은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사실 무너져도 상관없다. 그것도 돌탑의 .. Day 28 | 신뢰론 관계에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타인을 신뢰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신뢰는 불변함을 성질로 갖는다. 만약 신뢰가 불신으로 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배신의 가능성을 상정하는 것임으로 신뢰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 불신을 신용으로 해결한다. 따라서 관계는 신용과 신뢰로 구성된다. 관계의 시작은 신용으로 시작된다. 관계가 진행되며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신용은 믿음으로 대체된다. 모든 신용이 믿음으로 대체된 것이 신뢰다. 즉, 관계는 신용에서 신뢰로 흐른다. 신뢰가 아닌 것에서 신뢰로 넘어가는 것에는 벽이 있다. 이 벽을 넘는 것은 ‘결정’이다. 신뢰는 불신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다. 신용이 믿음으로 대체될 때, 가장 중요한 것들마저 그 대상이 되었다면 그제야 신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예시를 들어보자. 어.. Day 27 | 믿기로 결정하기 신뢰는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은 타인의 생각을 알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변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변심할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누구나 배신할 가능성이 있고, 그것을 결코 확인할 수는 없다. 이것은 일종의 부조리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 믿음을 타인에게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빌어먹을 세상의 법칙이다. 불신의 법칙에 대한 반항은 그럼에도 신뢰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타인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신뢰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불신이라는 것은 생산성도 없고, 효용성도 없는 최악의 악덕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신뢰하게 되는 것과 믿기로 결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믿기로 결정하는 것은 전자의 것보다 주체적이다. 전자는 의식과 무관하게 벌어지.. Day 26 | 피곤한 날의 일기 오늘은 좀 전에 겪은 일을 써보려 한다. 피곤함에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누워서 하루를 돌이켜보다 벌떡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글을 쓰지 않은 것이다. 매일 쓰기로 마음먹은지 한달이 되어가니 자동으로 반응한다. 다행히 아직은 타협하자는 생각은 안든다. 차라리 짧게 쓰거나 편하게 쓸 지언정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만약 이렇게 덜어내기를 하지 않으면 끝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분량이라도 버려야지 이전 1 2 3 4 ··· 6 다음 목록 더보기